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다문화 사회로 향하는 한국, 인식은 얼마나 변했을까

한때 ‘단일민족’이라는 말이 자부심처럼 사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다양한 국적과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24년 7월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이 “앞으로 한국은 다문화 국가가 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학교, 직장, 지역사회 등 일상 곳곳에서 다문화 가정과 접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제 다문화 가정은 우리 사회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인식의 변화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는 평가가 많다. 여전히 일부에서는 다문화 가정을 ‘특별한 존재’로 구분하거나, 지원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이 남아 있다.

여전히 남아 있는 편견과 차별의 벽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학교생활 속에서 종종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다. 언어나 문화적 차이로 인해 또래 관계에서 소외감을 느끼거나, 미묘한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불편한 시선을 받는 일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이러한 편견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구조의 문제로 이어진다. 단순히 다문화 가정을 보호하거나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복지정책이 제도를 보완한다면, 인식 개선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동력이다.

정책보다 중요한 공존의 태도

정부는 결혼이민자 지원,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운영, 언어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태도 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다문화 가정을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함께 사회를 구성하는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전환이 필요하다.

편견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류와 이해다.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들이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존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공감과 교육의 역할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다문화 이해 교육’이 강화되고 있으며, 기업에서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는 사회 전반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여전히 제도적 장치와 실제 현장 간의 온도 차는 존재한다.

진정한 변화는 법이나 정책이 아니라 사람의 태도에서 시작된다. 다문화 가정을 구분짓지 않고, 자연스러운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될 때, 차별 없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맺음말

다문화 가정은 더 이상 ‘특별한 집단’이 아니다. 한국 사회가 진정한 다문화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뿐 아니라, 일상 속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차별을 없애는 것은 법이 아니라 사람의 시선이다. 우리 사회가 편견을 넘어 공존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지금이 그 변화를 가늠할 시점이다.